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잘 실감이 안나네요. 아침에 집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괜찮냐고 하시더군요. 의외였습니다. 그냥 허전하고 멍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마 작년에 집회 나가고 한 것 때문에 집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시나 봅니다.
사실 저는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_- 소위말하는 노빠도 아니구요. 이명박 정권이나 한나라당은 싫어하지만 그건 그냥 그치들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태도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정책들에 대한 거지요. 대운하나, 소위 말하는 부자 감세, 뭐든 경제 프레임으로 밀어 붙이는 태도 등등. 작년의 집회도 처음에는 보고만 있다가 전경과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면서 나갔습니다. 왜 말도 못하게 하냐. 그런 심정이었죠.
그래도, 제 손으로 뽑은 첫 대통령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기대한 적도 없고, 조금 실망한 적도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개표날 될까 안될까 두근거리다가 환성을 질렀던 것도, 말도 안되는 이유로 탄핵을 시도한 것에 분노한 것도, 결과가 발표되는 날 TV 앞에 앉아서 걱정하던 것도, 퇴임 후에 봉하마을에서 동네 아저씨 같은 포스를 풍기며 넉살 좋게 웃고 있던 사진도 다 기억합니다.
이렇게 가야 할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런 안타까운 기분 뿐입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