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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집 - 상 - ![]()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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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 ![]()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
이 두 권은 '시대물 작가'로서의 미야베 미유키를 읽을 수 있었다. 외딴집은 장편, 괴이는 단편 모음집. 둘 다 꽤 재미있었다.
괴이는 괴담 모음이다. 같은 시대물이라도 외딴 집은 요괴나 귀신이 나오지 않는 사실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괴이는 아예 귀신과 도깨비가 나온다. 아, 물론 귀신이나 도깨비가 나오지 않는 - 그러나 그 만큼 무서운 인간들이 나오는 - 단편도 좀 섞여 있다.
괴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다치 가의 도깨비. 보는 사람에 따라서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는 오니, 그리고 시어머니가 죽자 사라지는 것이 왠지 애틋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시대물이 아니라 단편 작가로서의 미야베 미유키도 처음 읽는 건데 단편도 이 정도로 고르구나. 정말 부러운 기분이 들었다. -_-
외딴 집은, 뭐랄까. 뒷맛이 그리 좋지 않은 소설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외딴집은 거짓에 대한 소설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거짓말을 믿게 되는가,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가, 왜 누군가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꽤나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간다.
마루미 번이라는 작은 번에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저지른 가가님이라는 고위 관리가 귀양을 오게 된다. 귀신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람이 오는 것에 맞춰서 마을 안에는 여러가지 불길한 일들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이게 가가님 때문이 아닐까 불안하게 생각하게 된다.
간단한 이야기다. 그러나 안을 파보면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은 역학 관계들이 얽혀 있으며, 미야베는 이걸 집요하게 파헤쳐서 끄집어 낸다. 비록 일련의 소동은 겉보기로는 말끔한 상태로 끝나게 되지만, 그 때까지 흐른 피들을 생각하면 참 입맛이 씁쓸하다. 400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현대에서도 똑같은 일들을 볼 수 있으니까. 이런 주제를 다뤄낼 수 있다는 점도 참 부럽게 느껴진다.
그거 말고 감탄했던 점은 서술자가 균형 좋게 잡혀 있다는 점?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이자, 마루미 번에 있어서는 연고자도 없는 이방인 아이, 그리고 약간 모자랄 정도로 순진한 호를 늘 사건의 중심에 배치시키면서 여과 없는 시선으로 일들을 전달한다. 호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대체 왜 이래야 하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득권 층에 있는 것은 이노우에 가인데, 이 사람들은 기득권을 옹호하고 그를 위한 음모를 꾸미는, 그러나 또 미워할 수는 없는 또 다른 피해자로 등장한다. 이쪽을 통해서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가가님을 중심으로 그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려는 세력 간의 암투가 보여진다.
호 다음으로 안타까운 시각은 우사다. 서민인 우사는 아랫마을에 머무르며 가가님으로 인해 아랫마을에서 벌어지는 소동들을 보게 된다. 우사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해서 말을 할 수는 없는 처지이며 그래서 거짓에 속아서 벌어지는 어떻게 보면 어리석은 일들을 직접 보게 된다. 그러나 그건 우사에게 자신의 무력감을 확인하는 것 뿐이다.
단점으로는... 역시 초반에 나오는 이름과 고유 명사, 설정 폭탄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 정도? 처음 1/3이 넘어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 뒤로는 깔끔하게 교통정리가 되어서 술술 넘어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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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크 사냥 - ![]()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북스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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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 ![]()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시아출판사 |
비교적 초창기인 92년, 93년 작이다. 소위 사회파 작가로서의 미야베 미유키를 볼 수 있었다고 할까? 이유(99)와 모방범(2001)과 비교해 보면 내 취향은 이쪽의, 좀 거친 듯한 느낌은 있어도 날이 서 있는 미야베 쪽이 취향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_-
스나크 사냥은 하루밤 동안 일어난 일이다. 줄거리는 참... 요약하기 어렵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법의 헛점을 통해서 여러가지 수단으로 형벌을 피해가고 있는 걸 보고 피해자의 가족은 그걸 용서할 수 있을까? 거칠게 줄이면 그런 이야기가 되겠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복수나 사적인 정의 실현의 이야기가 아니다. 피해자의 가족인 오리구치가 정말 궁금했던건, 정말 하려고 했던 일은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난다. 사실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_-
어떤 범죄보다 범죄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상황에 집중하는 것은 이 때부터도 드러나는구나 싶다. 결말은 꽤 씁쓸하다. 제목인 스나크 사냥에 붙어 있는 부제처럼, 스나크를 쫓던 오리구치와 오리구치를 쫓던 슈지는 모두 사라져버렸다.
굳이 단점으로 꼽자면 초반에 나오는 게이코의 이야기가 오리구치-슈지의 이야기와 잘 섞이지 않는다는 점 정도? 아예 대놓고 악당인 이름도 까먹은 고시생...인 남자는 참 마음에 안들었다. 후.
화차는 신용카드 이야기. 이유에서도 그랬는데 이웃나라의 법과 실정을 이야기하면서도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건, 그만큼 두 사회가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는 신조 교코라는 한 여성, 남의 신분을 훔쳐서 살려고 한 한 여자의 인생을 추적하면서 진행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녀을 쫓는 휴직 중인 경관의 시점으로 그녀의 인생을 조각 조각 맞춰보게 된다. 왜 남의 신분을 훔치려고 했을까? 그리고 그녀를 무참하게 얽매고 있는 돈, 빚이라는 사슬도 드러난다.
역시 모방범 같은 것에 비하면 좀 거친 부분도 많고,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꽤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좀 서투른 것 같아도 날이 서 있는 느낌은 꽤 좋다.
그리고 역시 결말 처리가 마음에 든다. 자칫하면 맥이 빠질 수도 있는 부분인데 참 좋은 지점에서 깔끔하게 끝냈다는 느낌.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외딴집에서 너무 힘을 뺐더니 뒤의 두 개는 완전 건성이다. -_- 넷 중에는 외딴집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초반의 명사 폭격이 힘들다... 게임으로 치면 와우 튜토리얼을 본 게임 시작하기 전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넘어가는 느낌이라 -_-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사람 이름 기억하기가 힘들어진다. 흑흑.





